조립식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컨테이너를 빌딩블록 삼아 짓는 매니코어소프트의 AIDC
GPU 서버를 만들다 보면 서버 밖의 문제를 만나게 된다. 전기는 어디서 얼마나 끌어올 것인가. 냉각수가 받아 간 열은 어디로 내보낼 것인가. 장비가 고장 나면 누가 어느 통로로 들어가 꺼낼 것인가. 서버를 더 많이, 더 촘촘히 놓을수록 질문은 서버실을 넘어 건물과 부지로 이어진다.
AI 데이터센터를 건물로 지으면 착공부터 가동까지 2년에서 3년이 걸린다. GPU는 3년 안팎에 세대가 바뀌니 건물이 완성될 즈음이면 처음 계획한 GPU는 이미 구세대다. 공사보다 더 어려운 것이 인허가, 보안 심사, 규제이고, 공사가 길어질수록 이 부담도 함께 커진다. 그렇다고 컨테이너 한 통에 서버와 UPS와 공조기를 다 넣는 올인원 방식으로 가면 석 달 만에 세울 수는 있지만 제품 용량이 수백 kW에 머문다.
매니코어소프트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설계하고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회사다. 액체냉각 서버 딥가젯을 만들고 콜드플레이트부터 CDU와 랙까지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다. 그리고 이 장비가 들어갈 데이터센터를 두 방식의 장점을 합쳐서 짓는다. 공장에서 배관과 배선까지 마친 컨테이너를 현장에서 이어 붙이는 조립식 모듈형 데이터센터(PFMDC)다. 일반 데이터센터와 같은 전산실, 기계실, 전기실을 만든다.
공장에서 만들어 오니 올인원과 비슷한 기간에 세울 수 있어 건물보다 훨씬 빠르고 현장 공사가 줄어드는 만큼 비용도 준다. 국내에서도 핵심 설비의 90%를 공장에서 만들어 3~6개월 안에 세우는 모듈형이 자리를 잡고 있다. 컨테이너를 이어 붙여 공간을 만드니 일반 데이터센터처럼 통로와 정비 공간, 이중화를 갖춘다. 냉각을 제대로 설계해서 에너지를 아끼고 GPU 세대가 바뀌면 서버가 든 컨테이너만 바꾸면 된다. 더 키울 때는 같은 유닛을 하나 더 붙인다. 컨테이너의 크기에 맞춰 데이터센터를 줄이는 대신, 필요한 데이터센터의 크기에 맞춰 컨테이너를 조합한다.
이 글은 이 방식으로 짓는 AI 데이터센터(AIDC)가 올인원 컨테이너와 무엇이 다른지, 유닛 하나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조직에 어느 쪽이 맞는지를 설명한다.
PMDC와 조립식 모듈형 데이터센터의 차이
"모듈형 데이터센터"라는 말 안에는 서로 다른 두 방식이 섞여 있다. 하나는 컨테이너 한 통에 서버 랙과 UPS와 공조기를 다 넣어 트레일러로 실어 오는 올인원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기능별로 만든 컨테이너 여러 동을 이어 붙여 공조, IT 장비, CDU가 들어갈 공간을 만드는 다중 모듈 방식이다. 겉으로 보면 컨테이너 여러 동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벽을 튼 한 동의 데이터센터다. 올인원이 캠핑카라면 다중 모듈은 컨테이너를 이어 지은 집이다. 캠핑카는 어디든 갈 수 있지만 침대도 부엌도 캠핑카 크기에 맞춰 줄어든다.
용어부터 정리한다. 해외에서는 두 방식을 합쳐 프리팹 모듈러(Prefabricated Modular, PFM) 데이터센터라고 부른다. Uptime Institute는 PFM, Vertiv는 PFMDC, 시장조사 기관 Omdia는 PMDC로 줄여 쓰고 올인원부터 기능별 다중 모듈까지 모두 이 범주에 넣는다. 그런데 IBM이 내놓은 PMDC는 Portable Modular Data Center의 약어였고 국내에서 이 이름을 쓰는 한 기업도 Portable의 뜻으로 올인원 컨테이너를 가리킨다. 반대로 국내 한 건설사는 같은 PMDC를 Prefabricated의 뜻으로 쓴다. 표준 용어가 없다 보니 같은 약어가 다른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이 글은 이렇게 구분한다. 국내에서 통하는 뜻대로, 컨테이너 한 통 안에 서버 랙과 UPS, 공조기를 모두 넣어 트레일러로 옮기는 올인원 방식을 PMDC라고 부른다. 컨테이너를 빌딩블록처럼 이어 붙이면 전산실, 전기실, 기계실을 갖춘 한 동의 데이터센터가 된다. 이 다중 모듈 방식을 조립식 모듈형 데이터센터, 줄여서 PFMDC(Prefabricated Modular Data Center)라고 부른다. Omdia 기준으로는 둘 다 프리팹 모듈러 방식이다. 공장에서 만들고 배관과 배선을 풀면 컨테이너 단위로 옮길 수 있다. 국내 언론이 쓰는 모듈러 데이터센터(MDC)와 조립식 모듈형 데이터센터도 같은 것을 가리킨다.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상자 하나에 다 넣는지, 여러 상자를 합쳐 공간을 만드는지다.
Vertiv의 SmartMod Max도 모듈 두 개를 붙인 가장 큰 구성이 랙 26개, 200kW에서 끝난다. 올인원 컨테이너 데이터센터(PMDC) 제품들이 대체로 수백 kW를 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숫자다. 실외기와 변압기, 발전기는 올인원도 밖에 둔다. 올인원은 서버 옆에 UPS와 공조기를 넣기 위해 모든 것을 상자 크기에 맞춰 줄인다. 조립식은 컨테이너를 합쳐 전산실과 기계실을 만들고 MW급 CDU와 항온항습기, UPS를 각각 필요한 자리에 둔다.
우리는 MW급 AI 데이터센터용으로는 올인원보다 조립식 모듈을 택했다. 그것도 같은 구성을 반복해 수 MW에서 수십 MW까지 키울 수 있는 유닛으로 설계한다. 수백 kW 규모나 임시 구축처럼 올인원이 맞는 자리에는 올인원으로 짓는다.
지금 진행 중인 여러 컨설팅의 요청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아래에 소개하는 설계와 숫자는 현재 상황에서 어느 정도 두루 들어맞는 내용이다.
랙을 넣는 일보다 꺼내는 일이 어렵다
설계는 땅이 얼마나 필요한지 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랙을 몇 개 어떻게 세우면 컨테이너가 몇 동이 되고, 그 동들이 땅을 얼마나 차지하는지 따져야 한다. 그러려면 안에 들어갈 장비의 크기부터 알아야 한다. 45ft 하이큐브 컨테이너의 안쪽은 폭 2.35m, 길이 13.56m, 높이 2.70m다. GPU 서버용 액체냉각 랙은 매니폴드와 배관 자리를 두느라 폭 0.8m, 깊이 1.2m, 높이 2.29m가 보통이다. 랙형 CDU는 폭 1.65m, 깊이 1.2m, 높이 2.36m다. 랙 열 개와 CDU 두 대를 한 줄로 세우면 폭 방향으로 1.15m가 남는다.
참고로 OCP ORv3 기본 규격은 폭 0.6m, 깊이 1.07m, 높이 2.29m다. 21인치 장비를 앞에서 밀어 넣고 뒤 세로 공간의 버스바와 매니폴드에 바로 접속하는 구조라 옆으로 호스를 돌릴 자리가 필요 없다. NVIDIA의 랙 스케일 시스템도 같은 계열이라 600mm다.
이 1.15m가 문제다. 통로는 사람만 다니는 길이 아니다. 혼자서는 들 수 없는 100kg 넘는 GPU 서버를 리프트에 실어 올리려면 통로가 있어야 하고 피난 통로 기준으로도 1.07m는 확보해야 한다. 랙 뒷문에 냉각용 열교환기(두께 약 25cm)를 달면 0.9m로 줄어 기준에 못 미친다. 깊이 1.2m짜리 서버는 랙에서 반쯤 뽑다가 벽에 닿는다. CDU는 제조사 기준으로 앞뒤 1.2m씩 정비 공간이 필요하고 뚜껑이 열려야 한다. 한 통에 다 넣으면 큰 서버와 큰 CDU를 넣을 수는 있어도 고칠 수가 없다. 빈 바닥이 조금 보인다고 그곳을 랙 자리로 셀 수는 없다.
컨테이너 높이는 국제 규격이라 늘릴 수 없다. 가장 높은 하이큐브라도 안쪽 높이 2.7m에 2.29m짜리 랙을 세우면 위에 40cm밖에 남지 않는다. 그 40cm로 서버에 냉각수를 보내고 되받는 배관이 지나가야 한다. 공랭 서버만 넣던 시절에는 이 높이로 충분했지만 액체냉각 배관까지 넣기에는 낮다.
우리는 길이와 높이를 모두 줄여 컨테이너 크기에 맞는 액체냉각 서버를 연구한다. 그 서버가 나오면 한 통 안에서도 액체냉각 상면을 꾸밀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은 아니다.
열 처리도 문제다. 데이터센터 효율은 PUE로 잰다. 서버가 1kW를 쓸 때 냉각과 전력 손실까지 합쳐 전체가 몇 kW를 쓰는지 나타내는 값이다. 우리는 이 유닛의 설계 목표를 PUE 1.15 이하로 잡았다. 정해진 기준이 있어서가 아니라 액체냉각의 장점 중 하나가 에너지 효율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데이터센터 평균 PUE가 1.6을 넘으니 1.15면 아주 좋은 효율이다.
1.15면 서버 1kW당 냉각과 전력 손실에 0.15kW까지만 쓴다. 액체냉각을 해도 서버 열의 20% 정도는 공기로 나오고 컨테이너 안에서는 함께 넣은 항온항습기가 그 열을 빼야 한다. 처음 검토한 공조 구성은 냉방 능력 29kW에 열원까지 합쳐 전기를 11kW 썼다. 열 1kW를 빼는 데 0.38kW를 쓴다. 1MW 유닛이면 공기로 나오는 열이 200kW쯤이고 이 장비로 빼면 76kW가 든다. 여기에 CDU 펌프와 드라이쿨러, UPS 손실을 더하면 150kW 예산을 넘는다. 계산상 목표인 1.15가 나오지 않았다. 냉방 80kW에 열원까지 합쳐 전기 20kW를 쓰는 고효율 구성으로 바꿨다. 열 1kW당 0.25kW로 줄어 같은 200kW를 50kW로 뺀다. 이 목표를 지키려면 공랭으로 처리하는 열을 줄이거나 공조기 효율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
올인원 제품도 효율 좋은 인로우 공조기를 쓸 수는 있다. 다만 그 장비가 랙과 같은 상자 안에 있어서 냉방 용량과 N+1 여유를 늘릴수록 랙 자리를 내줘야 한다. 냉수식을 쓰면 밖에 칠러가 붙어 한 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올인원은 대개 가정용 에어컨과 같은 원리의 소형 직팽식(DX) 인로우 공조기와 실외기 조합까지만 쓴다. 공조기를 별도 컨테이너에 두면 이 제약이 없다.
Schneider Electric의 White Paper 165는 올인원 구성의 한계를 ISO 컨테이너 기준 약 150kW로 잡고 500kW 정도가 되면 비용 면에서 불리해진다고 썼다. 2014년 문서라 절대값은 다르지만 상자 하나에 전력과 냉각과 IT 세 기능을 다 넣을수록 각 기능을 상자 크기에 맞춰 줄여야 한다는 결론은 지금도 같다.
컨테이너로 짓는 온전한 데이터센터
같은 백서는 세 기능을 각각 프리팹 모듈로 만들어 부지에 배치하는 방식을 완전 프리팹이라 부르고 서버 수천 대를 반복 배치하는 고밀도 컴퓨팅에 맞는다고 했다. 우리가 택한 PFMDC가 이것이다. 좁은 상자에 모든 부품을 억지로 넣는 대신 컨테이너로 공간을 확보하고 안은 기존 데이터센터로 꾸민다.
우리가 설계하는 유닛은 다음과 같이 구성한다.
상면 컨테이너 여섯 동. 45ft 하이큐브 세 동을 나란히 붙이고 그 위에 세 동을 더 쌓는다. 높이 5.6m다. 1층 양쪽 동에 DLC 랙과 공랭 랙을 한 줄로 세우고 줄 끝에 랙형 CDU를 둔다. 가운데 동은 벽을 터서 핫아일로 쓴다. 2층은 전력 케이블과 배관이 지나가고 가운데가 배관 헤더와 유지보수 통로다.
공조 컨테이너. 항온항습기 2+1을 넣고 상면 끝에 밀착시킨다. 옆에 소방 설비와 2층으로 오르는 통로 컨테이너를 붙인다.
전력 컨테이너. UPS와 배터리를 넣는다.
옥외 냉각 플랜트. 선선한 계절에는 드라이쿨러가, 한여름에는 냉각탑이 액체 계통의 열을 맡는다. 공랭 서버와 공조기용 냉수는 칠러가 만든다. 시설수는 버퍼탱크를 거쳐 상면 안의 CDU로 들어간다. CDU는 MW급 1+1이다. 옥외 설비의 자리는 부하에 맞춰 잡는다.
컨테이너 사이의 전력과 냉각수와 네트워크는 트렌치로 잇는다.
컨테이너 한 동 한 동은 공장에서 배관과 배선까지 끝낸 빌딩블록이다. 트레일러에 실려 와서 기초 위에 내려앉고 옆 블록과 벽을 터서 잇고 배관과 케이블의 접속부를 연결한다. 이렇게 이어 붙이면 컨테이너 여러 동이 건물 한 동이 되고, 안에 서면 연결된 컨테이너 전체가 하나의 공간이다. 해체는 역순이다. 배관과 배선을 풀면 컨테이너는 다시 트레일러에 실리고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재배치해 다시 설치할 수 있다.
안에는 일반 데이터센터와 똑같이 전산실과 전기실, 기계실이 들어간다. 랙 앞면은 찬 공기가 오는 바깥 통로(콜드아일)를, 뒷면은 더운 공기가 모이는 가운데 통로(핫아일)를 본다. 공조 컨테이너가 콜드아일로 찬 공기를 보내고 랙을 지난 더운 공기는 핫아일에 모여 리턴 덕트 한 곳으로 돌아간다.
배관과 케이블은 2층에 있어서 배관을 손보는 사람이 서버가 도는 1층을 드나들 일이 줄어든다. 항온항습기 한 대가 고장 나도 두 대가 남고 CDU 한 대를 정비하는 동안 나머지 한 대가 돈다. 유지보수가 편하고 장애에 강하다.
유닛 하나의 크기
매니코어소프트 PFMDC 기본 유닛 한 개는 IT 부하 1MW, 한전에서 끌어오는 전력(수전) 1.5MW다. 1층 IT 컨테이너 두 동에 들어가는 랙 수와 500kVA UPS 네 대, 1MW급 CDU 두 대가 맞아떨어지는 크기다. 기본 유닛의 크기이지 상한은 아니다.
IT 부하 약 1MW, 수전 1.5MW, 상면 높이 5.6m
상면 45ft 하이큐브 6동, 공조와 소방 컨테이너 각 2단, 전력 컨테이너 2동
이중화는 앞 절의 구성대로 항온항습기 2+1, CDU 1+1, UPS 3+1, 옥외 장비 N+1
서버 공급수 40°C, CDU 시설수 설정 20~36°C, 목표 PUE 1.15 이하
열부하는 서버와 스위치 제조사가 밝힌 사양을 더해서 계산한다. GPU 서버 TDP 중 DLC가 액체로 빼내는 비율을 80%로 보고 나머지 20%는 공랭으로 뺀다. 그래서 DLC 상면에도 공조를 넣는다.
물론 같은 여섯 동 안에서 1MW 이상의 장비를 운영할 수도 있다. 상한은 랙 자리가 정한다. 항온항습기와 CDU는 부하에 맞춰 대수와 용량을 늘리면 되고 예비도 N+1이든 N+M이든 요구 수준에 맞춰 둔다. 랙 자리는 CDU를 별도 설비 모듈로 빼면 가장 많이 나온다. 그러면 IT 컨테이너 한 동의 길이 13.56m에서 양 끝 1.2m를 비운다. 배관 여유를 둔 폭 800mm DLC 랙을 13개씩, 두 동에 26자리를 세울 수 있다. 두 자리는 네트워크와 관리 장비 몫이니 DLC 랙은 24개다. 14kW GPU 서버 여덟 대를 넣은 DLC 랙을 112kW로 잡고 네트워크 장비 20kW를 더하면 IT 부하는 2.7MW다. 이것이 기본 상면 여섯 동의 상한이다. CDU를 랙 열 안에 두면 랙 네 자리를 내주어 상한은 2.2MW쯤으로 내려온다.
이 계산은 14kW 서버 여덟 대를 넣은 랙 기준이고, NVIDIA의 랙 스케일 시스템으로 바꿔도 같은 틀로 셈한다. GB300 NVL72는 랙 한 대가 132kW이고, 2026년 하반기에 출하하는 Vera Rubin NVL72는 180~220kW로 알려져 있다. 같은 24자리를 GB300 NVL72로 채우면 3.2MW, Vera Rubin NVL72로 채우면 4MW를 넘으니 그만큼 수전과 CDU를 키우면 된다. 수전 4MW, IT 2.7MW 예산 안에서라면 GB300 NVL72 스무 대, Vera Rubin NVL72 열두 대 남짓이다. Vera Rubin NVL72는 45°C 온수 입구를 기준으로 설계되고 GB300 NVL72도 45°C까지 허용해 이 유닛의 40°C 공급수 안에 있고, 열의 85~100%가 액체로 나가 공조 부담은 이 글의 20% 가정보다 작다. 랙 폭 600mm와 깊이 1.07m는 800mm 자리에 들어온다. 랙 한 대가 1.8t에 이르는 점만 2단 적층의 바닥 보강으로 풀면 된다.
수전은 시설 전체가 쓰는 전력이고 그중 칠러, 펌프, 팬과 변환 손실을 뺀 것이 IT 전력이다. 여름 첨두 부하 기준으로 시설 전력을 IT의 1.25배로 잡고 수전의 10%를 여유로 남기면 IT 전력 예산은 수전의 72%다. 이 1.25는 연평균 목표인 PUE 1.15와는 다른, 전력 용량을 정하는 예산이다. 이 예산으로 단계를 나누면 다음과 같다.
수전 | IT 전력 예산 | 필요한 DLC 랙 수(랙당 최대 112kW) |
|---|---|---|
1MW | 0.72MW | 7개 |
1.5MW | 1.08MW | 10개 |
2MW | 1.44MW | 13개 |
3MW | 2.16MW | 20개 |
4MW | 2.7MW, 상면 상한 | 24개 |
랙 수는 그 예산을 다 쓰는 데 필요한 최소 랙 수를 올림한 값이라, 모든 랙을 112kW로 채운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요청의 대부분은 IT 1~2MW, 수전 1.5~3MW 사이다. 같은 여섯 동 안에서 랙 자리도 냉각도 전력도 여유가 남는 범위다. 상한인 2.7MW를 채우려면 액체 열 2.1MW와 공기 열 0.56MW를 각각 10% 여유를 두고 빼야 한다. 고장 난 장비를 빼놓고 계산해서 한 대가 정지해도 부하를 감당하도록 잡는다. 그러면 CDU 1,350kW급 2+1, 순현열 80kW급 항온항습기 8+1, 공랭 칠러 350kW급 2+1, 냉각탑과 격리 열교환기 각 1MW급 3+1이 된다. UPS는 500kW 모듈 6+1이다(2.7MW 상한 기준).
2+1은 필요한 두 대에 예비 한 대를 더한다는 표기다. 쓸 수 있는 용량은 두 대 몫이다. 이 수치는 공개된 제조사 데이터시트의 정격으로 계산한 예비 선정 요구량이지 특정 모델의 보장 성능이나 발주 사양이 아니다. 공랭 랙을 섞으면 병목은 공조라서 공랭 몫만큼 항온항습기와 칠러가 늘어난다.
키울 때도 PFMDC가 유리하다. 옥외 냉각 설비와 전력 설비는 어느 쪽이든 필요하니 차이는 상면에서 생긴다. 올인원은 통 단위로 늘어나 상면이 조각조각 여러 동으로 나뉜다. PFMDC는 컨테이너를 잇대어 하나의 큰 전산실을 만든다. 길이 방향으로 여섯 동을 더 붙이면 길어지고 옆으로 열두 동을 더 붙이면 넓어진다. 스물네 동이 끝이 아니다. 필요한 만큼 같은 방식으로 계속 붙이고 몇 동이 되든 벽을 튼 하나의 전산실이자 한 동의 데이터센터다. 옥외 플랜트와 전력은 유닛마다 붙일 수도 있고 여러 유닛이 나눠 쓸 수도 있다. 전력과 냉각과 컴퓨팅을 각각 모듈로 늘리고 각각 제자리에 둘 수 있어서 조립식이라고 부른다.
뜨거운 물로 식히는 데이터센터
이 유닛에는 온도가 다른 물이 두 종류 흐른다. 하나는 칠러가 만드는 20°C 안팎의 냉수다. 공조기로 보내 실내 공기와 공랭 서버를 식힌다. 다른 하나는 드라이쿨러나 냉각탑이 바깥 공기로 식힌 시설수다. 버퍼탱크를 거쳐 CDU로 들어간다. CDU 안에서는 서버를 돌고 온 물과 밖에서 온 시설수가 서로 섞이지 않고 열만 주고받는다.
냉각액 온도의 기준은 서버다. NVIDIA의 MGX 랙 스케일 시스템은 Vera Rubin NVL72부터 45°C 온수 입구를 기준으로 설계되고, GB300 NVL72를 비롯한 GPU 서버들도 대체로 냉각액 온도를 25°C에서 45°C까지 허용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면 서버 공급수를 40°C로 잡는다. 사람 체온보다 조금 높은 물로 GPU를 식힌다는 뜻이다. 45°C 냉각수로 GPU를 식힐 수 있는지는 앞서 다뤘다. CDU도 열을 넘기려면 온도차가 필요해서 서버에 40°C를 보내려면 시설수는 36°C 안팎 이하여야 한다. 20°C까지 내리려면 칠러를 돌려야 하지만 36°C 가까이 올리면 봄가을과 겨울은 드라이쿨러만으로 난다. 한여름 외기 40°C에서는 드라이쿨러로 36°C 물을 만들 수 없으니 칠러나 냉각탑이 액체 계통의 열을 전부 맡는다. 냉각탑 물은 격리 열교환기로 시설수와 분리한다.
시설수 설정값은 설계 단계에서 고정하지 않는다. 20°C에서 36°C 사이에서 드라이쿨러와 냉각탑, 칠러를 섞어 쓰며 원하는 온도를 맞추고 에너지를 아낀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사계절 편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하절기와 동절기가 다르고 이상 고온과 이상 저온이 또 다르다. 섞는 비율은 계절마다 다르다. 계산으로 한 번 고정하면 돌이키기 어렵다. 결국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효율이다. 같은 열을 얼마나 적은 에너지로 빼내는지가 기술이다. 이것은 로켓 과학이 아니다. 엔지니어링의 미학은 그런 데 있다.
PMDC와 PFMDC의 장단점
PMDC와 PFMDC는 용도가 다르다. 어느 쪽이 낫다고 할 문제가 아니다. PMDC는 상자 하나에 수백 kW 설비를 넣어 간단히 짧은 기간에 세우는 올인원 컨테이너이고, PFMDC는 여러 컨테이너를 이어 붙여 MW급에서 시작해 수십 MW까지 키우는 조립식이다.
기준 | 올인원 컨테이너 | 조립식 PFMDC 유닛 |
|---|---|---|
공간을 만드는 방식 | 컨테이너 한 통 안에 랙과 UPS와 공조기를 넣음 | 여러 컨테이너를 이어 붙여 한 동의 전산실, 기계실, 전기실을 만듦 |
적정 규모 | 상자 하나에 수백 kW | 유닛당 MW급, 유닛을 더해 수십 MW |
옥외 설비 | 실외기 또는 소형 칠러, 변압기, 발전기 | 드라이쿨러, 칠러, 냉각탑, 변압기, 발전기 |
구축 기간 | 약 3개월 | 약 3개월 안팎, 컨테이너를 잇는 공정만 더 든다. 건물형(2~3년)보다 훨씬 짧음 |
현장 공사 | 기초, 인입, 옥외 설비 배관 | 같은 공사에 더해 컨테이너끼리 잇는 공정 |
통로와 높이 | 통로 1.15m 안팎, 랙 위 여유 40cm | 일반 데이터센터 수준, 배관과 케이블은 2층 |
이중화 | 상자 단위가 기본, 제품에 따라 UPS·냉각 N+1 옵션 | 장비 단위, N+1 또는 N+M(기준 유닛은 항온항습기 2+1, CDU 1+1) |
GPU 세대 교체 | 상자 안의 냉각과 전력이 새 서버를 감당하는지 상자 단위로 확인 | 상면 컨테이너만 교체, 부족한 설비만 증설 |
확장 | 통 단위로 늘어나 공간이 분산됨 | 잇대어 한 동으로 키움 |
이동 | 한 통째로 | 컨테이너 단위로, 기초와 트렌치는 남음 |
올인원의 강점은 분명하다. 공장에서 시험을 마치고 오니 현장 변수가 적다. 3개월이면 가동하고 쓸 일이 끝나면 실어 갈 수 있다. 재해 복구용이나 임시 실증용처럼 수백 kW에서 끝나는 일이라면 이보다 나은 답이 없다. 올인원이라고 장비 이중화나 냉수식 공조를 못 쓰는 것도 아니다. Vertiv SmartMod 계열에는 UPS와 냉각 이중화 구성이 있고 SmartMod Max는 냉수식도 고를 수 있다. 어느 방식이든 실제 공기는 인허가, 전력 인입, 장비 납기와 현장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대신 규모와 수명에서 손해를 본다. MW급으로 가려면 통 수를 늘려야 하고 통마다 공조기와 UPS가 따로 들어 있으니 규모의 경제가 없다. GPU는 3년 안팎에 세대가 바뀌는데 냉각과 전력 설비는 7~10년을 쓴다. 한 통에 다 넣어 두면 GPU를 바꿀 때 냉각과 전력이 새 서버를 감당하는지 통째로 따져야 하고 안 되면 통째로 바꾼다.
PFMDC에서 올인원보다 더 필요한 현장 공사는 컨테이너끼리 잇는 공정이다. 벽을 트고, 층을 쌓고, 배관과 케이블을 접속한다. 기초와 인입, 옥외 배관은 올인원도 똑같이 필요하다. 대신 설계 단계에서 공조와 전기와 IT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컨테이너를 두 단 쌓을 때 무게를 어떻게 받칠지, 변압기와 UPS를 한 동에 둘 때 화재 거리를 얼마나 띄울지, 칠러에서 나온 더운 바람을 옆의 드라이쿨러가 다시 빨아들이지 않게 어떻게 놓을지 같은 문제가 그때 나온다. 건물이 풀던 문제를 컨테이너 설계에서 풀어야 한다.
해외와 국내의 모듈러 데이터센터 동향
해외 업체들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Vertiv가 2026년 1월 발표한 MegaMod HDX는 랙 144개, 10MW까지 프리팹 모듈을 부지에 조립해 건물을 대신한다. 같은 회사가 200kW까지는 올인원 SmartMod를 판다. 144개 랙을 컨테이너 한 통에 넣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Schneider Electric과 Compass Datacenters의 EcoStruxure Pod는 건물은 기존 방식으로 짓되 전산실을 통째로 공장에서 조립해 들여놓는다. 국내 한 대기업 IT 서비스 회사의 모듈형 제품도 이름은 박스 하나지만 전기실과 전산실과 외부시설로 나뉜다. MW급으로 올라가면 이름이 무엇이든 기능별로 동을 나누고 같은 동을 반복해서 짓는다.
시장 전망도 이 방향을 가리킨다. MarketsandMarkets는 모듈러 데이터센터 시장이 2030년 795억 달러에 이른다고 본다. 정부도 K-모듈러 데이터센터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매니코어소프트의 PFMDC
매니코어소프트는 M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조립식 모듈형 데이터센터 방식을 제안한다. 유지보수의 편의성, 확장성, 효율성에서 가장 적합하다.
서버와 CDU는 우리 제품만 고집하지 않는다. 여러 글로벌 서버 제조사, CDU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그 장비도 활용한다. 우리 딥가젯은 냉각 장치를 서버 안에 넣은 구조라 실온 28~35°C에서 돌고 외부 공조 부담을 줄여 준다. 특정 GPU 플랫폼이나 랙 규격이 정해진 자리에는 글로벌 벤더의 서버가 맞다. CDU도 마찬가지다. 우리 랙형 CDU는 공기로 방열하는 28kW 소형(L2A)부터 물로 방열하는 200kW급(L2L)까지 있고 정부 DLC 실증 과제에서 2MW급 인로우 CDU를 개발한다. MW급 CDU가 당장 필요한 자리에는 글로벌 벤더의 제품을 넣는다. 현장과 고객에 맞춰 고르고 필요하면 섞는다. GB300 NVL72나 Vera Rubin NVL72 같은 랙 스케일 시스템도 이 유닛의 랙 자리와 냉각수 조건에 그대로 들어간다.
현장 시공은 여러 데이터센터를 지어 본 수준 높은 파트너들과 함께한다. 조립식 구성에도 대형 데이터센터 수준의 전력·냉각 이중화 설비와 통합 관제를 넣어 전력 사용과 UPS 상태, 냉각수 온도와 유량, 압력, 누수와 장비 경보를 한곳에서 본다.
우리는 데이터센터를 직접 만든 제품으로 채워 보았고 운영해 보았다. 2012년 액체냉각 슈퍼컴퓨터 천둥을 만들어 10년 넘게 운영했고 2020년부터 국내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의 AI 데이터센터에 서버 400대와 GPU 3,200장을 구축했다. 이 글에서 말한 정비 공간과 냉각수 온도 기준은 그 설계와 운영에서 검증한 값이다.
우리 사업은 장비 공급에서 끝나지 않는다. 유닛 설계 컨설팅부터 구축과 시운전과 유지보수까지 한 번에 맡고 GPU 세대가 바뀌면 상면 컨테이너의 서버만 갈아 끼운다.
그다음은 표준 랙(OCP Open Rack v3) 기반 플랫폼이다. 서버를 랙에 꽂기만 하면 전원과 냉각수와 통신이 연결된다. 컨테이너 크기에 맞춘 액체냉각 서버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어서 사람과 AI와 로봇이 함께 운영하는 자동화를 준비한다. 같은 설계로 반복해 지으면 운영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할 수 있다.
조직별 선택 기준
어느 쪽이 맞는지는 규모, 이동 필요 여부, GPU 세대 교체 계획 세 가지로 정해진다. 옥외 열원, 변압기, 발전기는 어느 쪽이든 세운다. 용량이 작으면 실외기 몇 대로 끝나고 MW급이면 드라이쿨러와 칠러, 냉각탑이 필요하다.
수백 kW에서 끝나고 한 통째로 옮겨 다닐 일이 있다면 올인원 PMDC가 맞다.
MW급에서 시작해 몇 년 안에 수 MW, 수십 MW로 키울 계획이고 그 사이 GPU 세대가 Blackwell에서 Rubin으로 한 번은 바뀔 것이라면 PFMDC 유닛이 맞다.
처음부터 수십 MW를 한자리에 10년 이상 둘 계획이라면 여전히 건물이 답이다.
예전에는 MW급 AI 인프라를 원하면 건물뿐이었고 그래서 2~3년을 기다렸다. 지금은 컨테이너를 이어 붙여 온전한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같은 유닛을 하나씩 더하는 길이 있다. 첫 유닛 하나가 수십 MW로 확장될 수 있다. 우리는 컨테이너를 빌딩블록으로 쓰는 PFMDC를 택했고 MW급 AI 인프라는 이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고 본다. 컨테이너를 데이터센터를 담는 상자로 쓸 것인가, 데이터센터를 쌓는 벽돌로 쓸 것인가.